
텍사스 오스틴을 여행하면서 유니버시티 오브 텍사스(UT Austin) 캠퍼스에 있는
해리 랭섬 센터(Harry Ransom Center)에 다녀왔어요.
이곳은 희귀 도서, 원고, 사진, 예술품 등을 소장한 연구 도서관이자 박물관으로,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텐베르크 성서(Gutenberg Bible)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니엡스의 최초 사진(First Photograph)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이에요.
무료 입장이 가능해서 UT 오스틴 캠퍼스를 걸으며 가볍게 들러보기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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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 랭섬 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해리 랭섬 센터는 희귀 도서, 초판본, 원고, 사진, 예술품 등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보관하는 연구 도서관이에요.
하지만 일반 박물관처럼 전시 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어요.

이곳은 해리 랭섬(Harry Huntt Ransom)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어요.
해리 랭섬(1908~1976)은 유니버시티 오브 텍사스(UT Austin)의 교수이자 행정가였는데,
그는 텍사스를 미국의 지적·문화적 중심지로 만들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1957년, 세계적인 희귀 도서와 문서, 예술품을 모은 연구 도서관을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그의 노력 덕분에 해리 랭섬 센터는
구텐베르크 성서, 세계 최초의 사진, 헤밍웨이 원고 등
엄청난 보물들을 소장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공식 명칭이
**“Harry Ransom Humanities Research Center” (해리 랭섬 인문학 연구 센터)**였지만,
2007년에 공식적으로 Harry Ransom Center로 변경되었어요.
🎭 해리 랭섬 센터의 주요 전시
해리 랭섬 센터는 연구 기관이지만,
소장품이 워낙 희귀하고 수준 높은 것들이 많아서 박물관처럼 전시를 운영하고 있어요.

✔ 세계 최초 사진 (First Photograph by Joseph Nicéphore Niépce)
• 1826년 프랑스에서 촬영된 인류 최초의 사진이에요.
• 창밖 풍경을 찍은 흐릿한 흑백 이미지예요.
솔직히 말해서 “이게 사진이라고?” 싶을 정도로
흐릿한 이미지였지만,
1826년에 이런 기술이 가능했다는 게 신기했어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카메라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하니 더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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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에 관한 전시
PEN은 1921년 영국에서 창립된 국제 작가 단체 PEN International을 의미해요. 이는 작가들의 창작 자유를 보호하고, 검열과 박해에 맞서는 활동을 하는 단체로, ‘펜(PEN)’이라는 이름 자체도 Poets, Essayists, Novelists의 약자에서 유래했어요.




해리 랭섬 센터에서는 PEN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그리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작가들이 이 단체와 어떻게 연관되었는지를 다룬 전시가 있었어요.

특히 PEN이 검열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 속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문서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여러 주들이나 나라들에서 금지된 책들을 모아놨어요.
신기한 것은 해리포터도 마법사에 관한 소비를 조장한다는 의미에서 금지된 주가 있더라구요.

역사적으로 나치가 어떻게 검열을 하고 문학들을 억압해왔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많았어요.

부서진 영국의 서점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 하면서도 여운을 남기는 사진인 것 같습니다.

원래 처음에는 음식을 먹는 펜이라는 식사모임에서 시작되어서 이렇게 그곳에서 쓰였던 식기류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해리 랭섬 센터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물 중 하나예요. 이곳에는 원본 초판본뿐만 아니라 루이스 캐럴이 직접 손으로 쓴 원고 일부도 보관되어 있어요.

또한, 앨리스의 삽화를 그린 존 테니얼(John Tenniel)의 스케치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캐릭터들의 초기 스케치를 보는 게 흥미로웠어요.


앨리스의 모험을 담은 편지와 관련된 자료들도 있어, 이 작품이 당시 어떤 사회적, 문학적 영향을 미쳤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피터 팬(Peter Pan)
J. M. 배리(J. M. Barrie)의 피터 팬 관련 전시에서는 원고와 초판본뿐만 아니라, J. M. 배리가 런던의 병원에 저작권을 기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었어요.


배리는 피터 팬의 인세를 그레이트 오먼드 스트리트 병원(Great Ormond Street Hospital)에 기부하면서, 이 작품이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역사적·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이 되었죠. 센터에서는 이와 관련된 문서와, 피터 팬이 처음 무대에서 공연된 당시의 연극 포스터도 전시되어 있었어요.


곰돌이 푸(Winnie-the-Pooh)
A. A. 밀른(A. A. Milne)이 쓴 곰돌이 푸 역시 해리 랭섬 센터에서 중요한 소장품 중 하나였어요. 여기에는 푸의 삽화를 담당한 어니스트 H. 셰퍼드(E. H. Shepard)의 원본 드로잉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우리가 익숙한 푸와 피글렛, 이요르 등의 초기 스케치를 볼 수 있었는데, 실제 출판된 그림들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또한, A. A. 밀른이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과의 관계 속에서 푸를 어떻게 만들어갔는지에 대한 설명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어요!!


그 외도 어린왕자와 다른 소설들의 역사적인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아이들도 즐겁게 관람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문학 작품의 초고 & 작가 유품
•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원고
• 에른스트 헤밍웨이의 편지와 유품
•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초판본


특히 헤밍웨이의 원고에는 실제로 작가가 글을 수정한 흔적이 남아 있어서,
작가의 고민이 느껴지는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 특별 전시 (Temporary Exhibitions)
시기에 따라 바뀌는 전시도 있어서 방문 전에 미리 체크해보면 좋아요.
제가 갔을 때는 아동 영화와 문학 관련 희귀 자료 전시가 열리고 있었어요.


✔ 구텐베르크 성서 (Gutenberg Bible)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된 책 중 하나예요.
활자로 찍어낸 최초의 서적이라 인쇄 기술 발전에 중요한 유물이죠.


15세기에 독일에서 만들어졌으며, 전 세계에 단 49권만 존재해요.

직접 보면 책 크기가 생각보다 크고,
종이도 굉장히 두껍고 탄탄한 느낌이었어요.
책 내부를 볼 수는 없지만, 전시된 페이지의 고풍스러운 글씨체와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었어요.


🚶♀️ 방문 후기
해리 랭섬 센터는 책과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할 만한 곳이에요.
특히, 구텐베르크 성서와 세계 최초 사진 같은 유물은
전 세계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소장품들이라 더 의미 있었어요.
입장료가 무료라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었고,
전시 공간도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라 여유롭게 관람하기 좋았어요.
텍사스 오스틴에서 조금 색다른 박물관을 찾는다면,
해리 랭섬 센터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예요